공부 잘 하는 사람은 정말 타고난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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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날짜 : 12-12-10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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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 잘 하는 사람은 정말 타고난걸까요?
김상운(MBC 국제부 부장)
공부를 잘하고 싶은데 성적이 영 안 오르면 정말 짜증나죠?
단단히 마음먹고 책상 앞에 앉았는데도 또 잡념이 들죠? 그러다보면 또 ‘난 역시 공부는 소질 없어’, ‘공부 잘하는 애들은 따로 있어’하는 생각에 사로잡히게 되죠? 정말 공부 잘하는 사람은 따로 있을까요? 머리는 타고난 걸까요?
뉴욕에 ‘헌터 칼리지 초등학교’라는 곳이 있답니다. 타고난 머리만 갖은 아이들만 들어가는 곳이에요. 거기를 취재해본적이 있습니다. 공식 입학조건은 IQ 130이상이지만 실제로는 150이상 되는 아이들만 받죠. 학생들의 평균 IQ는 157입니다. 그래서 이 학교에 다니는 아이들은 주위사람들로부터 “똑똑한 아이”, “천재”라는 말을 자주 들어요. 그럼 이 학교에서 정말 공부 잘 하는 사람들이 많이 나왔을까요? 노벨상 수상자도 쏟아져 나왔을까요?
놀랍게도 노벨상 수상자는 단 한 명도 나오지 않았습니다. 노벨상은 커녕 퓰리처상을 받은 졸업생도 없어요. 1920년대에 설립됐는데도 그래요. 신동들만 모여 있다는 학교 졸업생들이 왜 그럴까요?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우리나라 과학신동들은 어떨까요?
지난 1960년대부터 언론에 소개된 신동 64명 중 절반정도는 마땅한 직업이 없고, 나머지 절반은 회사원이나 자영업자로 살아가고 있어요. 어릴 적부터 “똑똑한 아이”, “신동”, “천재”라는 말을 귀가 따갑도록 들으며 자라는 아이들의 성공성적표가 왜 그 정도일까요? 정말 궁금하죠?
‘노력’을 믿는 아이들이 천재가 된다.
이 분야의 세계적인 권위자인 컬럼비아 대학의 드웩(Carol Dweck)교수가 한번 제대로 조사해봤어요. ‘똑똑한 아이’라는 꼬리표가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뉴욕의 초등학교 5학년생 400여명을 대상으로 실험해보았습니다. 간단한 문제들을 풀어보도록 한 뒤 다음과 같은 2가지 문장으로 칭찬해주었다.
-“넌 참 똑똑하구나!”--->‘지능’을 칭찬해주었다.
-“넌 참 열심히 공부했구나!”--->‘노력’을 칭찬해주었다.
두 그룹 아이들 간엔 어떤 차이가 생겼을까요?
6개월 후 놀라운 차이가 나타났답니다. ‘노력’으로 칭찬받았던 아이들은 처음보다 성적이 30%나 뛰어올랐던 겁니다. 반면 ‘지능’을 칭찬받았던 아이들은 거꾸로 20%나 떨어졌어요. 웬일이죠? 노력을 믿게되면 성적이 높아지고, 타고난 재주만 믿게되면 성적은 거꾸로 곤두박질했던 거예요. 드웩 교수는 나중에 이런 실험도 해봤답니다. 학생들 700명을 두 반으로 나눠 A반에겐 효율적인 공부법만을 가르쳐주었어요. 그리고 B반에게는 공부법과 함께 “지능은 타고나는 게 아니야”라고 자세히 설명해주었죠. 적절한 자극을 받으면 지능도 높아진다는 내용의 글을 읽어주기도 하고, 과학 비디오도 보여주었답니다.
“사람의 뇌는 근육과 같은거야. 근육은 운동을 할수록 커지고 강해지지. 그처럼 두뇌도 지속적으로 자극을 받으면 좋아진단다.”
6개월 후 학생들에게 수학시험을 치게 했어요. 여기서도 놀라운 변화가 일어났습니다. 공부법만 배운 A반 학생들의 수학성적은 별 변화가 없었지만, “지능은 변하는 것이다”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 학생들의 수학성적은 극적으로 상승했던 거죠. 오랜 동안 떨어지기만 하던 수학성적이 불과 한 학기 만에 “두뇌는 근육처럼 자란다”는 말 한마디로 쑥쑥 높아지는 기적이 일어났던 겁니다. 정말 신기하죠? 노력의 힘을 믿는다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 정말 놀랍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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